아무렇지 않다고 느꼈다.
더 이상, 떨림도, 씁쓸함도, 원망스러움도 없었다.
그는 그대로 있었다.
나도 그대로.
다시 3개월 전으로 돌아갔다.
예의상의 웃음, 예의상의 안부.
그래. 착각이다.
어떻게 찌꺼기가 안 남았을거라 자만했는가.
언제나 한 템포 느린 나에게는 만남이 끝난 후, 천천히 밀려드는 걸.
아직도 찌꺼기들이 바닥에 살며시 가라앉아 있는 걸.
찌꺼기들이 아직 굳지 않은 걸.
시간이 지난 후, 찌꺼기들이 굳고 나면 조심스럽게 손으로 꺼내야 할 것을.
성미가 급한 나는 섣불렀다.
흐려진 마음을 다시 가라앉혀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