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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거.닐.다./+ / 2014. 7. 11. 16:35

누군가를 용서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 적이 있다.

그는(거의 아버지뻘쯤 되는 지라 그사람이라는 말도 그분이란 말도 어색하다.) 나를 참 예뻐했었다.

머..예뻐하기도 했지만 또 상처도 줬었다.

그때는 그게 상처인지 먼지도 모르고 지냈다.

그리고 시근이 들 무렵 아...상처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늦은 분노 아닌 분노를 했던 적이 있다.

 

 

그러다 그는 생을 마감하였다. 건강이 몹시도 나빠졌었다고 했다.

그리고 악연아닌 악연은 생을 마감하고 나서도 계속 되었다.

그 인연으로 나는 전 남친과 밑바닥까지 보이며 헤어졌고, 지금 생각하면 매우 다행한 일이라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어제꿈에 그가 나타났다. 그냥 그는 웃고 있었다.

머..꿈의 전개는 황당하기도 했지만, 그와 나의 지인이 평화로운 모습으로 테이블에 앉아 나에게 몇주가 되었냐고 물었다.

나는 이제 30주에 들어간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내가 자리를 뜨려고 하자 그는 나에게 만발한 복사꽃가지를 한아름 담은 화병을 내게 안겨주고

자신이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려고 하였다.

나는 떠나는 그에게 용서했다고 소리쳤다. 그는 온화한 미소를 띄고 가버렸다. 그러고는 곧 잠에서 깼다.

 

 

깨고 나니 이상했다.

나는 정말로 용서한걸까? 그의 갑작스런 죽음에 아직 용서하지 못했는데 라고 생각했는데.

꿈에서의 나는 왜 용서했다고 소리쳤던 걸까?

나도 모르게 용서하게 된걸까?

내가 용서를 할 자격이나 있는 걸까?

내게 자격이 있다면 이제는 그를 용서하고 싶기도 하다.

이왕이면, 지나간 일들이 지금의 내게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데 그것에 얽매이고 싶지는 않다.

지금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그리고 그도 편히 쉬었으면 한다.

알고 보면 그도 참 불쌍한 인생이었으니까.

 

 

 

 

 

선생님. 편히 쉬세요. 정말로 용서했어요. 그리고 예뻐해주셨던 건 감사해요. 저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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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pring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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